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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사를 잘 하자/HR

일 하고 싶은 조직, 일 하고 싶은 회사는 환상이 아니다

환상이 아닌 경험

 밥 먹듯 야근하고,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의 업무를 버겁게 했던 몇 년간이 있었다. 하지만 주어지는 업무들이 반가웠고 출근 길은 부담보다는 그 날 해야할 것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로는 아침이었다. 언젠가 일주일 정도 지나는 휴가중에는 같이 간 친구에게 '이제 슬슬 출근하고 싶다.' 라고 했다가 무슨 미친 소리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. 

 

 일반적으로 긍정적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치부되거나, 그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. 하지만 나는 그런 환경 속에서 실제로 일하며 성과를 내고 성장할 수 있었기에, 그것이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. 일 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자는 외침에는 그 얘기를 하는 인사 담당자들도 콧웃음 치는게 대부분이니까, 나 역시도 저런 경험을 직접해보지 않았더라면, 아마도 현실에는 없는 꿈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. 하지만 분명히, 일 하고싶은 조직에서 성과를 내고 또 성장한 경험을 가져봤기에 누군가가 그런건 있을 수없는 교과서적인 일이라고 해도 동의할 수 없다.

 

 

무엇이 달랐나

그때는 무엇이 달랐고, 어떤 것이 있었기에 그런 환경이 가능했을까.

 

첫째, 신뢰하고 배울 수 있는 동료들이다. 먼저 모두가 책임감과 목표의식을 갖추고 있었다. 그 목표가 개인의 목표보다는 조직의 목표가 우선한다는 것을 서로 인식하고 믿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내 역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다. 어떤 업무를 위해서 나는 내 역할을 다하는 동안 다른 사람도 제 몫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동시에, 혹시나 내가 실수하더라도 그들이 사심없이 도와주고 지지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. 하지만 가장 큰 것은 모두가 인간적으로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. 예의있고 다른사람을 생각하는 태도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, 의지할 수 있는 동료로 느껴졌는데 이것은 쏟아지는 일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일 할수 있는 심리적인 편안함을 주었다.

 

둘째, 내 역할을 인정하는 상사와 선배들이 있었다. 업무 특성상 위계가 강하고 어쩔수 없는 수직적인 문화는 있었다. 하지만 그만큼 개인에게 업무의 경계는 명확했고 내 업무에 대해서 확실한 위임을 받을 수 있었다. 해야할 일이 생기면 목표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하게 전달하고, 그 방향이 맞다면 내용에 있어서는 크게 지적받지 않았다. 좋은 조직이 오래 유지되며 생긴 업무 소통과 보고체계도 한 몫 했는데, 수시로 내 생각과 방법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. 그 때는 몰랐지만, 아무리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지만 상사로서 본인이 생각하는 바와 다른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구성원을 보면 위태한 느낌이 들거나 조금은 손 대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텐데 그것을 참아준 상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경험은 내 성장에 제일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다. 어찌보면 좋은 동료의 영역과 비슷할 수 있지만, 동료들을 통해서 안정감을 느꼈다면 좋은 상사와 선배들을 통해서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.

 

마지막으로 우리 조직의 성과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었다는 점이다. 단순히 내부적인 평가만이 아니라, 조직 외부로부터 우수한 성과와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았다. 이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큰 자부심과 동기부여가 되는데, 노력한 만큼 대외적으로도 인정받는 분위기 속에서 더욱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.

 

 

 신뢰와 배움이 있는 동료들, 소통과 책임을 나누는 리더, 그리고 외부의 인정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조직을 경험은 다시 없을 큰 행운이었다. 이러한 경험을 통해 좋은 조직문화가 결코 공허한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꼈고, 늘 내가 속한 조직이 그런 조직이 되기를 바라고 또 그런 구성원이 되길 희망한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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